고성능 CPU 강자 인텔이 사물인터넷(IoT)을 정면으로 겨냥한 아톰 프로세서를 내놨다. 넷북으로 잘 알려진 저가 PC에 쓰이던 아톰 칩을 IoT 용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코드명 아폴로레이크의 인텔 IoT 프로세서는 아톰, 펜티엄, 셀러론으로 나뉜다. 인텔이 최근 새롭게 발표한 아톰 프로세서 E3900 시리즈는 다양한 종류의 IoT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면서 에지단의 고성능 컴퓨팅을 노리는 제품군이다.
11일 이명기 인텔코리아 이사는 관련 테크 브리핑을 열고 아톰 프로세서 E3900을 두고 “사물 단의 센서에 더 가까이 컴퓨팅 기능을 이동시켜 최종 데이터 센터가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부담을 줄인다”며 “수 많은 사물단의 데이터 처리가 클라우드상에서만 데이터 처리가 이뤄지면 기기들이 지속적으로 원활하게 구동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분산 네트워킹으로 일컫는 포그 컴퓨팅을 구현하고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 소스부터 클라우드에 이르는 과정 중에 컴퓨팅 자원을 적절한 시점에 할당한다는 것이 새 아톰 프로세서의 역할이로 란 뜻이다.
시스코 IBSG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0년 500억대의 기기들이 44조 기가바이트 용량의 데이터를 생산하게 된다. IoT가 생성하는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센서가 수집한 정보를 기존처럼 클라우드 환경의 데이터 센터에만 맡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톰 프로세서 E3900 시리즈는 이에 따라 센서 가까이로 컴퓨팅 기능을 이동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워(Power) IoT란 별칭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칩 성능 면으로 보면 이전 세대 제품군보다 메모리 대역폭(LPDDR4 2133MHz)이 대폭 개선됐다. 이전 세대 대비(E3930 vs E3825) 1.7배 뛰어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인텔 측의 설명이다.
최신 고사양 CPU 공정인 14나노 기반으로 설계돼 전력소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소형 패키징을 통해 광범위한 IoT 용도로 쓰일 수 있다.
그래픽 성능도 강화해 이미지 프로세싱이 강해졌고 개별 디바이스와 동기화를 유지하는 인텔 TCC 기술이 쓰였다.
단순 새 칩셋 공개에만 그치지 않았다. PC 시대를 넘어 IoT에 큰 야욕을 보이는 회사인 만큼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파트너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델파이, FAW, 뉴소프트, 하이크비전 등 IoT 시장에 두각을 드러내는 회사들이 주요한 인텔의 파트너다. 이들은 내년 2분기경 IoT용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기기를 내놓을 전망이다.
박수형 기자 (psooh@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