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웹OS를 탑재한 스마트TV 출시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HTML5 웹애플리케이션(이하 '웹앱') 개발자들의 생태계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자체 플랫폼과 안드로이드 기반 구글TV 등으로 분산됐던 스마트TV 운영체제(OS)를 통합해 나갈지 주목된다.
LG전자 이수범 과장은 26일 서울 코엑스 'HTML5융합기술포럼 설립을 위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스마트TV얼라이언스와 HTML5'란 주제발표를 통해 구글을 배제한 스마트TV 생태계의 비전을 제시했다.
'스마트TV얼라이언스'는 LG전자, 도시바, 파나소닉, TP비전 등 TV제조사들이 모여 개발자들에게 타사와 호환되는 HTML5 기반 앱과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를 제공하는 동맹 조직이다. 이 SDK로 만든 HTML5 웹앱과 콘텐츠는 그에 대응하는 여러 제조사 TV에서 구동할 수 있다.
주축은 LG전자다. 퀄컴, 오비고, IBM, 오페라소프트웨어 등이 가세했다. 이들은 지난 9월 독일 IFA에서 스마트TV얼라이언스 이름으로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 멀티스크린과 HTML5 최신 규격을 지원하는 SDK2.5를 공개했다. 이후 HTML5 웹앱이 호환되는 스마트TV 생태계에 참여할 개발자들에게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 LG전자 모델이 스마트TV얼라이언스 SDK 2.5로 개발한 데모 앱을 시연하고 있다.
이날 이 과장은 "내년 출시되는 스마트TV는 웹OS 기반이 될 것"이라며 지난달 시작한 스마트TV얼라이언스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스마트TV용 SDK와 스마트홈SDK 개발 일정을 공개했다.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은 스마트TV얼라이언스 호환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앱을 등록, 개발, 검증, 배포하는 단계로 이뤄진다. 아직 불완전한 브라우저 엔진과 운영체제(OS)별 HTML5 호환성을 높이고 앱개발 과정의 시간과 인건비를 절감해 주면서 앱과 서비스를 스마트TV얼라이언스 플랫폼에 빠르게 출시해 준다는 설명이다.
LG전자가 손짓하는 스마트TV 생태계를 바라보는 개발자 커뮤니티가 얼마나 큰 기대를 걸었는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LG전자는 지난 2월 HP로부터 인수한 웹OS를 내년 스마트TV에 담아 출시할 계획을 공식화하며 HTML5 기반 플랫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장은 "스마트TV얼라이언스는 IFA에서 향후 출시할 TV제품과 호환되는 스펙을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듬해 CES에서 개발자와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봄에 출시하는 스마트TV 신제품에 대응해 앱을 만들 수 있는 SDK를 개발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내년 1월 미국 CES에서 스마트홈과 UHD콘텐츠 대응을 지원하는 SDK3.0을 공개하고 3월쯤 SDK3.0에 대응하는 웹OS 기반 스마트TV 신제품을 생산, 출시할 전망이다. 그해 9월 독일 IFA에서는 스마트홈 스펙1.0에 기반한 스마트홈SDK를 내놓고, 오는 2015년 1월 CES에서 SDK4.0를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2월말 HP로부터 웹OS 소스코드, 개발인력, 관련 문서에 대한 자산을 인수하고 웹OS 특허를 라이선스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맺고 스마트TV 플랫폼으로 도입하기로 예고했다. 웹OS용 HTML5 표준 앱프레임워크 '에뇨(Enyo)'를 통한 웹기술 대응도 이 때부터다.
LG전자가 스마트TV얼라이언스 관련 로드맵을 따르면서 웹OS를 전면 도입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회사가 구글TV와 자체 플랫폼 '넷캐스트'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구글이 스마트TV얼라이언스에 참여치 않는데다 LG전자가 개발조직의 부담을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면 구글TV를 단종하거나 비중을 조정할 듯하다.
이미 LG전자의 스마트TV 사업에서 구글TV에 대한 비중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수익성 추구가 아니라 구글TV 사업을 벌이는 이유는 미국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지속하기 위한 정도다. 지난 9월 국내 출시된 구글TV는 실제 매장 진열품을 접하기 어렵고, 앞서 미국서 시판된 모델이다.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