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고환율 등의 이유로 올해 방산시장은 비교적 맑을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 출범은 자국 우선주의 등을 바탕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를 심화시켜 글로벌 방산 수요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고, 고환율은 수출 계약의 상당수가 달러화로 체결된다는 점에서 국내 방산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으로 글로벌 안보 불안이 확대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무기 재고 보충과 재무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신평은 "유럽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전이 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소진된 무기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중동의 경우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에서 천궁-Ⅱ 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방위비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미러라고 리조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는 안 된다. 5%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당초 대선 후보 당시 거론한 3%보다 2%P 높다.
이어 그는 "그들(나토 회원국)은 위험한 영토에 있다"며 "그들은 모두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의 나토 회원국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은 국내 방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방위비를 늘리면 군사력 증강을 위해 무기와 장비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방산업계가 유럽 시장에서의 수출 기회를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올해 방산업계는 수출액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방사청에 따르면 올해 수출 예상 규모는 폴란드 K2 전차 2차 계약분 7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무기획득사업 10억달러 등을 포함해 약 240억 달러다. 또 중동, 아시아 지역 등에서도 추가 수출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인도와 K9 자주포 추가 수출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해에도 K9 자주포의 추가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인도 K9 자주포 공급과 관련한 구체적 조건은 고객(L&T)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라크와 수리온 2대 수출 계약을 체결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올해도 추가 수출을 기대 중이며, 지난해부터 UAE와 수리온 수출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강구영 KAI 사장은 신년사에서 "새해에는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과 소형 무장헬기 미르온 양산 등 국가 핵심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LIG넥스원은 지대공미사일 천궁-Ⅱ의 추가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LIG넥스원은 UAE,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서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또 방위력 개선비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 방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신평은 "2024~2028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방위 산업과 연관된 방위력 계산비에 약 114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라며 "방위산업 시장 규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방위력 개선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주국방 역량 확보와 첨단 무기 비중 확대 필요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인 성장성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편,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폴란드 등 방산 수출 사업 위기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지난 10일 "한-폴란드 방산 협력 및 방산 수출은 정상 진행 중"이라며 "최근 한-폴란드 정부 관계자가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양국 방산 협력의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