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건설 회사인 비깅우데만(Bygging-Uddemann AB)은 자사의 핵심 기술인 ‘공장형 슬립폼 공법 및 이송장치 시스템’의 부정 사용 건으로 국내 기업인 신우개발, 삼목에스폼 등 임직원 총 8명의 피의자가 2024년 12월 추가 기소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1월에 포스코이앤씨(옛 포스코건설) 등 3명, 2024년 2월에 4명의 불법 취득 및 유출 피의자들 기소에 이어 이번에 8명이 추가로 기소돼 3인 중복기소 제외 총 12명이 기소됐다. 불법 취득 및 유출로 포스코이앤씨 등은 이미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피의자중에 우진폼테크 등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위반 협의로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되어 향후 기소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추가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기술은 대형 케이슨 제작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제공해 케이슨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비깅우데만의 독보적인 기술이다. 기술 사용 시 비깅우데만과 지적재산권 보호 및 영업비밀유지조항을 포함한 계약을 체결 후 계약된 공사에 한정 사용하는 조건으로 기술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2020년 10월 26일, 비깅우데만은 해당 기술을 불법 사용한 신우개발, 삼목에스폼 등 관련자들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했다. 비깅우데만은 2017년 국내 포스코이앤씨가 시행하는 울산 방파호안 공사 계약 시 울산2-2공구에서도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계약을 체결했고, 포스코이앤씨는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토대로 울산지방해양수산청으로부터 후속공사인 울산2-2 공사를 수주하였다. 이에 비깅우데만은 포스코이앤씨에 ‘공장형 슬립폼 및 이송장치 시스템’에 관한 방법 명세서, 제작장의 전체 설계도면 등의 자료를 제공했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자료를 제공받은 후, 비깅우데만과의 계약을 지연시키다 결국 계약 해지에 대한 일방적인 결정을 구두로 통보했다. 비깅우데만은 비밀유지의무에 의해 해당 기술의 사용 금지를 요청했고, 포스코이앤씨도 이에 응했다. 그러나 실제 공사 현장에서 해당 기술과 유사한 제작장 등이 구축되었고, 포스코이앤씨 공사 홍보 동영상에서도 비깅우데만의 기술로 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포스코이앤씨에 기술을 유출하고 이를 사용한 신우개발, 삼목에스폼 등을 고소한 것이다.
고소 이후에도 기술의 불법사용은 계속됐다. 비깅우데만은 피고인들이 동부건설이 시행하는 새만금 신항 접안시설 1단계 축조공사에서 비깅우데만의 영업비밀을 재차 부정 사용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신우개발, 삼목에스폼, 대하하이드로릭 등에 대해 2023년 8월 4일 수원지방법원에 영업비밀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약 1년간의 심리 끝에 2024년 8월 19일 채무자들의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인정되어 침해금지 명령이 내려졌지만, 피고인들과 대하하이드로릭 등은 계속해서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하여 수의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동해신항 기타 광석 및 잡화부두 공사에 또다시 참여를 추진 중이다.
비깅우데만은 이번 사건으로 약 70년간 축적한 기술력이 훼손되었으며, 해외 수주 경쟁력 저하와 국제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법 복제된 시스템의 기술적 결함이 기술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불법 복제된 시스템을 사용한 국내 건설 현장에서 기술 특성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해 공사 지연, 추가 비용 발생, 안전 문제 등이 발생됐다. 불법 복제된 시스템을 공급받아 케이슨 제작을 수행했던 포스코이앤씨 협력사는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동작되지 않아 백억 원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깅우데만 CEO 핸릭 매그누손은 “이번 기술 유출로 인해 비깅우데만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라며 “신우개발 등 관련 기업들은 소모적인 소송을 중단하고, 비깅우데만 기술을 불법 복제한 시스템을 사용하려는 현장은 관련 기업들과 협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스웨덴 정부에서도 비깅우데만의 기술 유출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대한민국 울산지방해양수산청에 피고소인들의 행위에 조치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낸 바 있다.
| ▲ 비깅우데만의 ‘공장형 슬립폼 공법 및 이송장치 시스템’ 활용 현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