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스트(PC사랑)=정혜]
세계 각국, 청소년 SNS 사용 제한 입법 급물살
전 세계적으로 미성년자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법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플랫폼은 지난 9월 17일 청소년 이용자 보호 방안(Built-In Protections for Teens)을 발표했다. 이는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SNS의 과도한 중독성이 청소년 정신 건강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며, 플랫폼의 보호 조처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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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미 캘리포니아주 등 33개 주 정부는 메타가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과도한 중독성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유럽연합(EU)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미성년자에게 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공식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가장 강력하게 대응한 호주에서는 14-16세 이하 청소년의 SNS 계정 개설 자체를 금지하는 입법이 이미 추진 중이다.
18세 미만 이용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청소년 계정'으로 자동 전환
앞으로 18세 미만 이용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청소년 계정’(Teen Accounts)으로 자동 전환되고 기본적으로 비공개 설정된다. 팔로우하지 않으면 청소년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을 보지도, 서로 태그, 멘션하는 등 상호작용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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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우하거나 이미 연결된 사람만 청소년 계정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또 ‘괴롭힘 방지 기능’이 적용돼 청소년 계정이 남기는 댓글이나 쪽지 요청에서 욕설 등 불쾌한 단어나 문구가 걸러진다.
청소년 계정 이용자는 싸움 장면이나 성형 시술 홍보와 같은 ‘민감한 콘텐츠’를 볼 수 없다. 알고리즘이 이러한 유형의 콘텐츠를 자동으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또 인스타그램에 접속한 지 60분이 지나면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이 온다. 밤 10시~오전 7시에는 ‘수면 모드’가 켜지면서 활동 알림이 꺼지고 DM에도 자동 답장이 전송된다.
부모가 '감독 모드' 기능으로 자녀의 인스타 이용시간 제한
부모는 '감독 모드'를 통해 자녀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으며, 16세 미만 이용자는 부모의 허락 없이 기본 설정을 변경할 수 없다. 이러한 조치는 청소년들의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고, SNS 중독 및 유해 콘텐츠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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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청소년들이 나이를 속이거나 다른 기기를 사용해 성인용 계정 생성 시도도 추적할 수 있고, 나이를 성인으로 표시한 사람이 청소년일 가능성이 있는지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인스타그램의 이러한 변화는 청소년의 온라인 안전을 강화하고 SNS 중독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인스타 '10대 계정' 내년 1월부터 시행
올해 9월 발표된 인스타그램의 청소년 보호 조치는 먼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 시행되었으며, 이후 유럽연합(EU)을 거쳐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로 확대할 예정으로 우리나라는 2025년 1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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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SNS 청소년 이용시간 제한법’ ‘청소년 필터 버블 방지법’ 등이 발의된 상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인스타그램의 '10대 계정' 도입은 각국 정부와 사회의 강력한 규제 요구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18세 미만 청소년 이용자들의 기존 계정도 '10대 계정'으로 전환될 수 있으며, 다른 국가의 사례를 볼 때 약 60일 이내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틱톡과의 경쟁으로 청소년보호 기능 도입 시기 늦어져?
문제는 전 세계 10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의 미성년자 보호 기능 도입이 너무 늦어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청소년들은 SNS를 통해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고, SNS 중독과 범죄에 악용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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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불법 콘텐츠의 온상이 된 SNS에 대한 강력한 규제 여론에도 불구하고, 소극적이었던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는 각국의 SNS 사용제한 법안 발의 등 강제 입법이 가시화되자 급하게 정책을 변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환경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적극적인 대응을 피해왔다. 이로 인해 빅테크들에게 자율규제가 아닌 보다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게 되었다.
SNS 빅테크,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 면하기 어려워
테크 전문매체인 미국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는 “10대들의 온라인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10대들에게 인기가 있는 틱톡과 경쟁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인스타그램도 틱톡 등 경쟁 플랫폼의 성장으로 인해 청소년 이용자 유지에 집중하느라 보호 조치 도입이 지연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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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전 세계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글로벌 소셜미디어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튜브·틱톡' 등 청소년 보호 기능 강화
유튜브는 지난 8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기존 부모 감독 기능에서 한층 더 강화된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10대 초반 청소년 자녀의 유튜브 계정을 설정할 때, 부모는 '가족센터' 또는 '패밀리 링크' 앱을 사용해 보호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계정을 연결하면 부모는 자녀들의 구독, 시청 기록, 댓글, 업로드 수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자녀가 새 동영상을 업로드하거나 라이브 스트리밍을 시작하면 부모의 계정 이메일에 알림이 바로 전송된다.
월간활성화이용자(MAU)가 1억 명을 훌쩍 넘는 틱톡은 전 세계적으로 만 14세 이상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앞으로 미성년자에게는 세부 연령별로 기본 설정이 제한된다. 예를 들어, 만 14~15세 이용자는 DM 수신이 제한되며, 계정 또한 비공개로 기본 설정된다. 또한 '세이프티 페어링' 기능을 통해 부모가 자녀의 계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2022년 스냅챗은 미성년자 부모가 자녀의 친구 목록과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패밀리 센터' 기능을 출시했다. 다소 지연되었지만 각국의 보호 조치를 고려한 청소년 보호 기능 강화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을 병들게 한 디지털 세계, 기업·국가·사회의 책임성 높여야
<불안세대>의 저자 ‘조너선 하이트’는 디지털 세계에서 십대 우울증 2.5배 증가하고, 여성 청소년 자살률이 167% 증가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하루 7시간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아이들과 5분에 한 개씩 푸시 알림을 받는 아이들의 뇌가 사회적·인지적·정서적으로 손상을 입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2024년은 전 세계 국가들이 디지털 세계에서 일어나는 청소년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한 원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문제는 개별 국가와 사회에서 해결할 수 없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자율적 규제와 함께 각국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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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이 발전한 우리나라도 이번 사례를 보면서 정부와 기업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과 규제를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digitalpeep님의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