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김동진 기자] 많은 운전자가 자신의 자동차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컨대 ‘차량을 운행하기 전 오랜 시간 엔진을 예열하면 좋다’와 같은 자동차 상식을 수집하고 실천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상식과 여러 정보의 혼재로 오히려 자신의 소중한 차량을 망치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흔히 잘못 알려졌거나, 헷갈리는 자동차 상식을 바로잡아봅니다.
과도한 엔진 예열은 독...신호대기 시 중립기어 연비 효율에 오히려 악영향
부쩍 날씨가 추워진 요즘, 자동차 시동을 걸고 주행 전 엔진을 예열하는 운전자가 많습니다. 예열은 엔진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전 준비운동을 하는 과정입니다. 가라앉은 오일을 순환하고 엔진의 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지만, 지나치면 독이 됩니다. 과도한 예열은 엔진오일의 수명 단축과 연료 낭비, 환경 오염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엔진 회전수가 안정적인 수준으로 내려갔다면, 운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열에 필요한 적정 시간은 평상시에는 1분 내외면 충분합니다. 기온이 급강하하는 겨울철에는 엔진오일이 굳어 예열 없이 출발하면 엔진 내부의 마모가 빠르게 진행되므로, 2분 정도 예열 후 운행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신호에 걸렸을 때 기어를 중립으로 바꾸면 기름을 덜 소비한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신호대기 시 기어를 중립으로 바꿨다가 다시 녹색일 때 기어를 주행으로 바꿔 가속하면, 오히려 연료 소모량이 훨씬 많아집니다. 차량 엔진에도 부하를 주기 때문에 엔진 수명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내리막길에서 중립으로 전환해 가속하면, 연료 효율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또한 사실과 다르고,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오히려 대처를 어렵게 하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입니다.
빗길에서는 타이어 공기압 적정 혹은 10% 이상 높게 유지해야
빗길을 운전하기 전 타이어 점검은 필수입니다. 혹자는 빗길에서 타이어 공기압을 낮춰야 주행 시 안전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는 사실과 다른 주장입니다.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 수준보다 낮춘 후 빗길을 운전하면, 타이어 트레드(노면에 닿는 접지면) 가장자리에 차량 무게가 쏠리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물에 젖은 노면을 고속으로 주행할 때,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수막이 생깁니다. 그 결과 타이어가 노면 접지력을 상실, 차량이 조종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수막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 혹은 10% 정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모된 타이어 또한 수막현상을 유발하므로, 빗길을 운전하기 전 마모도 점검이 필요합니다. 마모 한계선의 기준인 타이어 트레드 안쪽 작은 돌기를 살펴보면, 자가 진단이 가능한데요. 마모 한계선이 많이 노출될수록 타이어가 많이 닳았다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점검 방법으로 타이어 홈에 100원짜리 동전을 거꾸로 꽂아 이순신 장군 감투가 반 이상 보인다면, 타이어 교체가 필요합니다.
새 차 고속으로 길들여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달라…출고하자마자 광택은 불필요
새 차를 구입하면, 고속주행으로 길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물론 복잡한 부품끼리 조립된 엔진과 각종 부속품의 상태 안정화, 엔진 마모 패턴의 학습을 위해서 신차 길들이기 과정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급격한 가속과 감속은 금물입니다. 길들지 않은 새 차의 엔진 회전수를 급격히 올리면 무리가 가고, 변속기와 같은 주요 부품에도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급가속, 급제동 등은 삼가야 합니다. 최초 2000km 정도까지는 속도를 내거나 줄일 때도 급격하지 않게 조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새 차는 고속으로 길들여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새 차를 출고한 후에는 깨끗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 광택을 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출고된 신차에 광택 작업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광택은 차량 표면을 미세하게 깎아내는 연마 작업을 거치므로, 출고 후 완전히 건조되지 않은 신차 표면에 데미지를 줍니다.
살펴본 것처럼 자동차 상식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실천할 때, 소중한 차량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