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오국환 에디터 sadcafe0@gmail.com
PC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메모리는 언제나 마니아들의 가장 큰 목마름이었다. 초보자일 수록 프로세서에 집착하는 경향이 크다면, 마니아일 수록 메모리의 중요성을 더욱 크게 인식한다.
물론, PC의 퍼포먼스에 두 하드웨어 모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주머니가 넉넉하다면 가장 좋은 프로세서와 가장 빠른 메모리를 지원 가능한 한계용량까지 장착하면 걱정할 것도 없다. 다만, 이렇게 PC를 구성하면 감당하기 벅찬 가격의 PC가 만들어지고야 만다.
때문에 합리적인 수준의 조율이 반드시 필요해지는 순간이 오는데, 메모리란 녀석은 프로세서와 달리 ‘성능’ 외에 ‘용량’이라는 또 하나의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적정선을 결정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 TeamGroup T-CREATE DDR5-6400 CL32 EXPERT
메모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들 한다. 적당한 용량을 결정하기 쉽지 않으므로 가용한 최대 용량의 메모리를 장착하면 걱정이 없다는 의미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인데, 거의 모든 환경에서 최대한의 메모리를 확보하는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메모리 선택을 단순화해 줄 수 있는 ‘거의 옳은’ 표현이라 생각된다.
사실 메모리 용량이 많다고 PC가 그만큼 빨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작업에 필요한 메모리가 부족해지는 순간 경험하지 못했던 극심한 성능하락을 맛보게 된다. 결국 메모리는 많다고 시스템이 빨라지진 않지만, 부족하면 급격히 느려지는 특성을 가졌다고 이해하면 쉽다.
◆ TeamGroup T-CREATE DDR5-6400 CL32 EXPERT (16Gx2)
동작클럭 : 6400MHz
종류 : DDR5
램타이밍/전압 : CL32-39-39-84 / 1.35V
오버클럭 옵션 : 인텔 XMP 3.0
용량 : 16GB x2
고려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 단순한 메모 하나를 끄적거리는 순간에도 PC에서 발생하는 오류나 블루스크린은 사용자의 멘탈을 붕괴시킨다. 하물며 중요한 업무라면? 또는 며칠 동안 이어져온 작업의 마지막 순간이었다면?
초기의 혼선이라 할 수 있겠지만, DDR5로 PC 시장의 메모리 주도권이 넘어간 후 WindowsXP 시절에나 간혹 만나던 전원 꺼짐, 블루스크린, 각종 OS의 오류를 경험한 소비자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도 주지할 만하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메모리의 속도나 용량만큼이나 ‘안정성’도 선택을 위한 고려의 범주 안에 있어야 하는 요소라는 의미이다.
단순한 취미나 게임에서의 오류도 치명적인데, 전문가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에서 발생하는 오류는 오죽할까? 모든 것이 시간과 돈, 그리고 퀄리티로 입증되어야 하는 전문가의 영역에서는 아예 발생해서는 안 될 일이다. 특히, DDR5 초기의 혼선을 경험한 소비자라면 더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럴 때는 다소 가격이 높더라도 그만큼의 성능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품을 우선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전문가를 위한 안정성을 보장하는 메모리 말이다.
그동안의 메모리는 가격 위주로 판매되는 기본클럭 메모리와 고클럭을 위한 오버클럭(XMP, EXPO) 메모리 두 시장으로 구분돼 왔다. 사실 두 제품 간의 차이는 거의 없다. 동일한 생산시설, 동일한 클럭으로 생산된 메모리를 테스트해 더 높은 속도로 동작 가능한 메모리에 AMD나 인텔 규격의 프로파일을 입력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히트싱크나 RGB 효과를 곁들이면 고클럭 오버클럭 메모리가 된다.
▲ 인텔 14세대 시스템 BIOS 에서 확인 한 세팅값
참고로 소개하는 제품은 인텔 플랫폼에 최적화 했다. 인텔 시스템 대응 오버클럭 옵션 XMP 3.0을 당연히 충족한다. 아쉽게도 AMD 시스템이 지원하는 EXPO(A-XMP)는 제외한 만큼 6,000MHz로 인식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제품 설명에서 인텔에 최적화 된 메모리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제품, TeamGroup T-CREATE DDR5-6400 EXPERT는 조금 다른 구성이 눈에 띈다. 일반적인 DRAM과 달리 무려 10-Layer PCB를 사용한다. 여기에 모듈에서 살펴볼 수 있는 깨알 같은 칩, 캐패시터도 모두 산업등급의 고온 저항 캐패시터를 사용하고 있다.
보편적인 고성능 DDR5 메모리가 8-Layer 구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10-Layer 구조는 안정성과 열 발산 등 여러 부분에서 이점을 줄 수 있다. 다만 그만큼 단가의 상승이 뒤따르겠지만, 안정성이 최고의 가치일 수밖에 없는 영역에 사용하게 될 제품이란 측면에서는 이는 분명 훌륭한 선택이라 할 만하다.
히트싱크 디자인도 꽤나 감각적이다. 애노다이징 처리된 알루미늄 표면에 일체의 장식을 배제해 오히려 훨씬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완성했다. 게이밍 메모리처럼 요란스러운 요소가 전혀 없음에도 더없이 고급스럽고 화려한 느낌이다. 열 발산을 위해 상단부에 촘촘한 에어홀이 가공돼 있다. 내부에 고성능 써멀패드가 충분한 양이 사용되고 있으므로 열전도에 대해서도 걱정할 것이 없다.
팀그룹 T-CREATE 시리즈는 극강의 안정성을 갖춘 전문가용 메모리지만, 그렇다 해서 안정성에만 모든 자원을 투자한 메모리는 아니다. 각종 설계, 디자인, 영상 편집 등 이루어지는 작업이 워낙 방대한 데이터가 다루어져야 하는 영역을 상정한 제품인 만큼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여타 제품과 비교되는 압도적인 안정성까지 갖추고자 의도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리뷰용 제품은 DDR5-6400 이지만 DDR5-6000/7200 등도 있다. DDR5-6000이라면 모르지만, 6400이나 7200 등의 메모리는 메인보드의 지원 여부도 반드시 따져보아야 한다. 충분한 지식을 가진 소비자라면 메모리의 각 설정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도 있겠지만, DDR5 메모리의 세부 타이밍을 하나하나 수동으로 설정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On-Die ECC 기술도 눈 여겨 볼 안정성 강화 조치 중 하나. ECC는 메모리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스스로 찾아내 보정하는 기술인데, 서버용 메모리에는 일반화돼 있지만 PC용 메모리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기술이기도 하다. 사소한 오류 하나로도 감당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전문가의 영역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 오류를 자가보정하는 기능은 안정성 확보에 대단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테스트 환경
① CPU - 인텔 14세대 코어 14900F 코잇
② M/B : ASRock Z790 스틸레전드 WiFi D5 대원씨티에스
③ RAM - TeamGroup T-CREATE DDR5-6400 CL32 EXPERT
④ SSD - 1TB
⑤ VGA - 이엠텍 사파이어 니트로 RX 7900 GRE
⑥ PSU : 1000W
⑦ OS - Windows 11 Pro 22H2
# 안정성이 필요한 게이머부터 설계, 디자인, 영상편집자까지!
DDR4 초창기 비교적 저렴하고, 그럼에도 높은 안정성으로 우리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팀그룹. 어느덧 국내 메모리 시장에서 확고한 라인업을 갖추었다. 아울러 이제는 성능과 안정성의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최고 수준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러 제품을 테스트하게 되는 리뷰어의 입장에서 DRAM을 테스트하게 되면 어떤 RGB 요소가 곁들여지는지, 또는 어느 클럭까지 동작이 가능한지 등을 주로 살펴보게 된다. 하지만 T-CREATE EXPERT 시리즈는 제품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만드는 묘한 파급력이 있다. 빠른 속도 외에 이 제품이 바라보는 지향점이 소비자에게도 자연스레 어필되고 있다는 느낌일까?
방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처리되어야 하는 건축설계, 인테리어 디자인 등을 위한 각종 모델링 및 렌더링, 제품이나 포장의 디자인, 고해상도 영상의 실시간 편집 등. 빠른 성능과 충분한 작업 공간, 그리고 마지막까지 믿을 수 있는 완전무결한 안정성이 모두 필요한 환경이라면 이보다 더 나은 선택지도 딱히 없는 느낌이다.
10-Layer PCB, 높은 내압의 캐패시터, 실시간 에러 보정의 On-Die ECC 등 믿고 사용할, 아니 메인보드에 장착하는 순간부터 가장 믿음직하게 동작해줄 거라는 막연하지만 확실한 신뢰감을 주는 제품이다. 약간의 비용 절감보다 언제고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각종 오류로부터 작업물을 보호할 수만 있다면, 그 약간의 비용은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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