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공식적으로 갤럭시 S와 갤럭시 탭의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지원 중지가 선언되었습니다. 삼성 측에서는 안드로이드 2.3 이하에 최적화 된 제품들이어서 차세대 안드로이드인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줄여서 ICS) 업데이트를 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삼성 측에서는 최적화 문제로 인해 업데이트 중지를 선언했지만 찜찜한 부분들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갤럭시 S와 비슷한 성능의 넥서스 S는 ICS 업데이트가 확정되었는데 갤럭시 S는 왜 중단되며 출시된 지 1년 1개월밖에 안된 갤럭시 탭은 차세대 옴니아(?)로 전략할 상황까지 놓이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깊게 알아봅시다. 알고 보면 갤럭시 S와 갤럭시 탭의 안드로이드 업데이트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존재합니다.
ICS 업데이트를 막는 두 가지 요소, 메모리와 메모리 구조
PC는 램과 하드디스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PC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도 동일하게 적용되는데요, 안드로이드는 그보다 약간 더 세분화시켜서 램, 운영체제 및 시스템 영역의 메모리, 그리고 컨텐츠 저장 메모리로 내부 메모리가 구성됩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구성된 메모리가 같다고 하더라도 제조사 의도에 따라 메모리의 사용 방법도 달라지는데요, 이런 메모리 구조적인 문제도 ICS 업데이트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갤럭시 S와 넥서스 S의 차이. 시스템 메모리 영역(원낸드)
우선 성능이 비슷한 갤럭시 S와 넥서스 S를 비교해봅시다. 두 제품은 형제 격인 제품이지만 넥서스 S는 ICS 업데이트가 확정되었고 갤럭시 S는 진저브레드(2.3)에서 업데이트 종료가 선언되었습니다. 갤럭시 S와 넥서스 S는 형제 격인 제품이지만 내부 메모리의 구성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갤럭시 S의 내부 메모리 구조. 운영체제가 저장되는 원낸드 영역이 512MB라는 결정적인 한계가 존재합니다.
(빨간색 사각형의 영역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설치되는 공간입니다.)
넥서스 S와 갤럭시 S의 차이는 운영체제가 저장되는 시스템 영역(원낸드)에 있습니다. 넥서스 S에 비해 갤럭시 S의 원낸드 영역이 1/2 적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설치 용량이 커질수록 갤럭시 S는 하드웨어적인 문제로 ICS 업데이트가 불가능해집니다. 그렇다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용량은 어떻게 될까요? 표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종류 |
용량 |
넥서스 S 진저브레드 |
약 190MB |
갤럭시 S 진저브레드 |
약 330 ~ 350MB |
넥서스 S ICS |
약 300MB |
갤럭시 S와 넥서스 S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용량
순정 안드로이드인 넥서스 S의 ICS 진저브레드는 갤럭시 S 진저브레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삼성과 통신사에 추가된 어플 용량이 굉장하다는 의미인데요, 현재와 같은 갤럭시 S를 ICS로 업데이트 할 경우 500MB 안팎의 용량에 도달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만약 갤럭시 S의 ICS 업데이트 용량이 500MB 전후가 되면 512MB의 공간밖에 없는 갤럭시 S는 설치할 수 없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부족한 원낸드 메모리에 통신사 + 제조사 추가 어플로 운영체제 용량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갤럭시 S의 ICS 업데이트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넥서스 S의 이전 버전인 넥서스 원의 경우도 ICS 지원이 중단됐는데 그 이유 역시 갤럭시 S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갤럭시 K / U, 갤럭시 탭은 메모리 구조에서 발목을 잡는다.
갤럭시 S는 512MB의 원낸드 메모리가 발목을 잡았지만 갤럭시 K / U와 갤럭시 탭은 메모리 구조에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갤럭시 K / U와 갤럭시 탭은 원낸드 영역이 1GB로 갤럭시 S보다 두 배정도 더 크지만 이중에서 절반 정도는 어플 설치 영역으로 할당해버렸기 때문에 운영체제가 저장되는 공간은 갤럭시 S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못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갤럭시 탭과 넥서스 S의 메모리 구조 비교.
1GB의 시스템 영역의 반을 쪼개 어플 설치 영역을 만들어버려서 ICS가 설치될 공간이 없습니다.
이 문제의 경우 스마트폰 전체를 초기화시킨다면 극복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스마트폰의 모든 데이터가 초기화되기 때문에 완전히 초기화되는 업데이트는 해줘도 욕먹을 가능성이 큽니다.
KT용 갤럭시인 갤럭시 K와 LG U+ 모델인 갤럭시 U도 운영체제 설치 영역은 갤럭시 탭과 같습니다.
다만, 갤럭시 K / U는 컨텐츠 저장용 메모리 없이, 마이크로 SD카드의 확장에만 의존합니다.
앞으로 더 우려될만한 상황
갤럭시 S는 400만대가 넘게 팔린 빅 히트 모델이고 갤럭시 탭은 이제 출시 1년 1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으로 판매된 제품과 이제 1년밖에 안된 제품의 업데이트 중단은 굉장히 우려할만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갤럭시 S나 갤럭시 탭과 같은 고가의 제품들의 업데이트가 중단되고 있다면 저가형 제품들의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겠지만 내년 중반 이후가 되면 ICS에 최적화 된 어플이나 ICS만 지원하는 어플이 등장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3~400만명의 갤럭시 S 유저는 이런 어플들을 못 쓸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옴니아 사태와 같은 스마트폰의 목적을 상실한 스마트폰의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일도 없고 2012년 6월부터는 갤럭시 S도 출시된 지 2년이 되기 때문에 갤럭시 S 사용자들은 새로운 스마트폰의 교체가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어플이 ICS만 지원할 경우, 갤럭시 S는 이런 어플들을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10년 6월보다 더 늦게 갤럭시 S를 구입한 사람들이나 스마트폰의 교체 의사가 없는 사용자들은 새로운 스마트폰의 교체를 강요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올 수 있고 저가형 제품들의 경우는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 앞으로 더 우려될만한 상황들입니다.
그리고 스마트패드라 판매되었던 갤럭시 탭은 끝내 스마트폰용 운영체제만 사용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포도, 패드도 아닌 어정쩡한 제품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드웨어적인 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머리로 이해하더라도 마음 속 어딘가엔 상당히 많은 찜찜함이 남는 현실입니다. (갤럭시 탭은 이제 나온지 1년 됐는데 말이죠.)
에누리닷컴 이홍영 기자 (openroad@enur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