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3 메인 두뇌로 퀄컴 스냅드래곤800이 낙점됐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차세대 옥타코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5420`을 조기 공급하기로 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결국 퀄컴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시스템LSI사업부는 갤럭시S4에 이어 갤럭시노트3 AP 입찰 경쟁에서도 밀리면서 당분간 힘겨운 상황을 맞게 됐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엑시노스5420 옥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갤럭시노트3 9월 초도 생산물량 400만대에 전량 퀄컴 스냅드래곤800 AP를 적용하기로 했다. 생산이 어느 정도 안정되는 시점부터 엑시노스5420으로 이원화할 계획이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최근 개발 완료한 엑시노스5420을 무선사업부에 제안했지만, 갤럭시S4에 공급했던 초기 엑시노스5410의 발열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올 초 시스템LSI사업부는 세계 최초로 옥타코어 AP를 내놓으면서 퀄컴의 자리를 넘봤다. 무선사업부도 갤럭시S4에 엑시노스를 70% 이상 적용하기로 하는 등 자사 AP를 적극 밀어줬다. 그러나 엑시노스 5410 설계 오류로 인한 발열 문제는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결국 갤럭시S4 AP 물량은 퀄컴이 거의 독식했고, 갤럭시노트3 AP 수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갤럭시노트3에 쓰이는 AP 중 엑시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전문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지지부진하면서 올해 AP시장은 퀄컴의 독무대”라며 “엑시노스5420 판매가 본격화될 때까지 퀄컴 중심의 시장 구도를 흔들 만한 변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퀄컴의 AP 시장점유율 격차는 크게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점유율은 퀄컴 44.6%, 삼성전자 13%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퀄컴 38.8%, 삼성전자 25.9% 수준이었다. 2분기 갤럭시S4 효과까지 더하면 삼성전자와 퀄컴의 현재 격차 수준은 더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엑시노스 5420 판매가 본격화되는 내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엑시노스5420은 5410보다 데이터 처리 능력을 20% 이상 끌어올렸고, 그래픽 처리 능력은 두 배 이상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5420 후속 AP에 자체 아키텍처 플랫폼도 적용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대부분의 칩 업체들이 ARM 코어를 쓰고 있지만, 애플과 퀄컴은 아키텍처 라이선스를 맺고 자사 칩에 독자 플랫폼을 채용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자체 아키텍처 플랫폼을 엑시노스에 도입한다면 AP 사업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에는 스냅드래곤800 AP·5.63인치 풀HD 수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3 모바일 D램·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모듈·200만 화소 풀HD 전면 카메라 등을 기본 장착했다.